잡담

남들에게 어떤 만행을 밥 먹듯이 저지르고 다니는 자가

몽유시인 2024. 12. 27. 20:22

그 만행이 피해자에게 주는 상처를 인지하지 못해서 저지르는 게 아니라
자기가 남들한테 그런 만행을 수없이 당해왔었기 때문에 그 만행이 주는 상처에 감정이 무뎌지게 돼서 자기도 남들한테 수없이 저지르고 다니는 거라면
우리는 그 자를 악하다고 할 수 있을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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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질문에 대해서 내가 내린 답은, 10년쯤 전까지는
"그렇지 않다. 오히려 그 자의 상처를 공감해줘야 한다." 였다.
그래. 내가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들을 대변한다고 나댔었던 그 때.

지금은 이 질문에 대해서 내가 내린 답이
"그렇다. 그 자가 얼마나 기구한 일을 겪었던지간에 그건 그 자 개인의 사정일 뿐이고, 제3자들은 그 자의 악행의 기저에 깔린 상처를 공감해줄 이유가 없다."
로 바뀐 지가 꽤 됐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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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4년 때 나한테 공개적인 지탄을 유발했었던 그 사건 (주석1) 에 대해서, 그 때 당시 들었던 생각은, 그 자가 내가 아니었으면 나는 위에서 말한 10년쯤 전의 답을 내세우면서 그 자를 변호했겠지만 그 자가 바로 내 자신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"그 자"를 변호하지 못하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었다.
그래. 내가 어떤 상처를 어떻게 해결하기 위해서 그런 짓을 한 거였는지는 그 때의 나는 설명할 수가 없었고, 지금의 나한테는 그런 짓을 해놓고 내 상처를 운운하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그 피해자들에게는 아무 관련도 없는 개인사정팔이인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.

내가 위에 써놓은대로, "피해자들은 그 자의 악행의 기저에 깔린 상처를 공감해줄 이유가 없다."

주석1 : 경계선 성격장애로 진단받은 적이 없었으면서도 내가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들의 이상심리를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며 나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속이고, 그 과정에서 무리하게 환자들의 성 관련 이야기를 캐물었었던 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