잡담

자신의 감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억 주작

몽유시인 2025. 3. 29. 11:38

어떤 대상에 대해서
내가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 상태를 A 감정 상태라고
나쁜 감정을 느끼고 있는 상태를 B 상태라고 할 때

A상태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거증하는 기억과
B상태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거증하는 기억이
서로 불일치하는 정도를 넘어 아예 서로 모순되는 현상.
그리고 더 나아가서, 각각의 상태를 거증하는 기억을 아예 새로 만들어내는 현상.

자아정체감이란 건 결국 자신이 겪은, 또는 주요관계대상들과 주고받은 일들에 대한 기억의 묶음을 바탕으로 인해서 형성되는 것일텐데
자신의 감정에 의해서 그런 기억의 묶음을 아예 주작해낼 수 있는 자의 자아정체성은 대체 어떻게 형성되는 건가가 항상 궁금했었지.

이것의 극단적인 예가 경계선 성격장애인가?
내가 경계선 성격장애의 해설가를 자처했었던 시절에도 나는 이렇게 자기 기억을 주작해낼 수 있는 심리는 정말로 이해를 못 했었는데...

오늘 정신과에서 이걸 얘기하니, 그 쪽 선생님 말씀엔 이런 심리가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들에게서는 흔한 경우라고 하더라고?